국가시험문제 공개청구가 가능할까
임용시험 합격자오류 종종발생
대구교육청은 2월 3일, 2012학년도 공립유치원 및 초등·특수학교 교사 임용시험 최종합격자 발표에서 오류를 범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홈페이지를 통해 임용시험 합격자를 발표했다. 당초 발표돼야하는 대상자는 최종합격자인 335명, 그러나 교육청은 2차 합격자 명단인 482명을 게재해 물의를 빚었다.
수험생들과 관련자들 항의가 잇따르자 교육청 측은 잘못된 합격자 명단을 5분여만에 부랴부랴 고쳐 제대로 최종합격자를 발표했다.
교육청 측은 오후 3시가 넘어서야 오전 임용시험 합격자오류에 대한 실수를 언급하며 정정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더 엄청난 사실은 2월4일 성적 입력과정에서 착오가 있어 10명의 합격이 뒤 빠뀐 사실이 밝혀져 최종 합격자를 정정 발표하는 충격을 주었다.
앞서 전남도교육청은 지난 1월 27일 중등교사임용시험 합격자 발표에서 2차 시험을 치르지 않은 수험번호를 최종 합격자 명단에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 정보공개 거부에 대하여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러한 소송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2010년 의사등 국가시험에서 1.5점 차이로 불합격한 어떤 의대생이 시험주관기관인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을 상대로 의사고시 시험문제와 점수를 공개하라고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였다.
공공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 법률은 행정정보공개의 원칙을 천명하고 국민의 정보공개청구권을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동법 제9조에서는 공개할 수 없는 정보의 내용을 광범위하게 열거하여 사실상 정보공개의 원칙이 아닌 정보공개청구권을 지나치게 제한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종래 정보공개청구권에 관하여는 타인의 기본권과 충돌로 인한 정보공개청구권 제한이 주요한 문제로서 다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사법시험을 비롯하여 많은 국가기관의 시험채점에 관한 정보, 기타 공공기관의 의사결정과정, 내부검토과정에 관한 정보에 관한 공개여부가 많이 문제되어 왔다. 그런데 공공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법률에서는 ‘감사·감독·검사·시험·규제·입찰계약·기술개발·인사관리·의사결정과정 또는 내부검토과정에 있는 사항 등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ㆍ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의 경우에는 그 공개가 제한되고 있다.
따라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여부는 업무의 공정한 수행 혹은 연구개발 수행의 지장을 줄만한 상당성이 있느냐 유무가 관건이 된다고 할 것이다. 상당성의 판단은 결국 정보공개로 얻게 되는 이익과 침해되는 이익을 구체적으로 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의사 국가시험에서 1.5점 차이로 불합격한 한 의대생이 시험주관기관인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게 자신의 불합격 사유를 알기위해 의사국가 시험문제와 답안을 공개하라는 정보공개를 청구하였는데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측은 “문제은행 방식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시험지와 답안지를 공개할 경우 나중에는 개발할 문제가 없어 수험생의 실력을 측정하기 어렵다”며 정보공개청구에 대하여 거부처분을 하였다.
◊ 이에 의대생은 서울행정법원에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고 법원은 이러한 의대생의 청구를 인용하여 의사국가시험 문제와 답안을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사건 판결문에서 “문제지에 대한 비공개 조치로 얻게 되는 이익보다 공개해 출제, 채점 오류에 대한 검증 기회를 보장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더 크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시험 문제의 연구, 개발에 다소 어려움이 예상되더라도 문제, 정답지를 비공개 대상 정보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 또한 재판부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의 사업 목적이 시험문항 개발, 관리 등이고 선택형 객관식문항 출제는 선택지를 구성하면서 여러 항목을 조합해 다양한 문제를 연구, 개발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정보공개청구권은 절대적으로 보호될 권리는 아니지만 정보공개청구권자가 얻게 되는 이익과 정보가 공개될 경우 침해되는 이익 사이에 비례원칙과 이익형량의 원칙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 판결은 비록 하급심 판결이기는 하나, 종래 유사한 정보공개청구에 대하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측에서 일관하여 거부처분을 하였다는 점, 이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원고의 청구가 기각되어 온 점을 고려한다면 향후 국가시험제도 운영에 적지 않은 충격이라고 할 것이다. 통상 우리나라의 공공기관은 업무수행의 안정성을 위하여 정보공개를 꺼리는 경향이 있어서 정보공개청구권자인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고 국민들은 소송으로 적절한 대응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공기관으로서는 행정의 편의성과 안정성을 위해서 정보공개를 하지 않고자 하는 측면도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나 그보다는 국민들의 알권리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확인시켜주는 판결이라고 할 것이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11-01 12: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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