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은평에 있는 도티 기념병원.
미국 몬시뇰 신부와 후원자 도티씨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1982년 문을 열었다.
30년 동안 하루 평균 100명의 환자를 무료로 진료했다
도티병원은 '가난한 환자들을 위한 병원'이라는 운영철학처럼 수납창구 없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된 이들을 무료로 진료해왔다. 설립 이래 30년 동안 외래 190만여 명, 입원 8만여 명, 수술 4만여 명이 혜택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22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 병원은 지난 8월10일 은평구로부터 '환자 본인부담금을 면제·할인하는 행위를 하지 말라'는 행정지도를 받았다. 주변 개인병원들이 도티병원의 무료진료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며 구청에 민원을 넣었기 때문이다.
도티병원은 인근 병원과 상당히 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은 사람이 찾아오면 상담을 통해 돌려보낸다고 한다.
극빈층을 대상으로 전체 의료비 중 20%에 해당하는 본인부담금은 면제해주고 나머지 80%는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해왔다. 그러나 행정지도 이후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으면 건강보험공단의 급여도 받을 수 없게 됐다.
현행 의료급여법 27조는 '누구든지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 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은평구 관계자도 법을 위반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무료진료를 계속할 방법은 없다는 입장이다.
마리아 수녀회가 운영하는 도티병원은 돈이 없어 병원에 갈 수 없는 환자들과 행려환자, 외국인 근로자들을 종교적 신념으로 돌봐왔다. 결국 구청 행정지도 이후 가난한 환자들로부터 본인부담금을 받게 됐다.
이곳을 찾는 환자는 한달에 5만원 이하의 건강보험료를 내는 극빈층이나 그 바로 위의 차상위계층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11-01 12: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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