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의 대표적인 소설가 방영주 작가를 만나 글쓰기에 평생을 바치고 있는 근황과 함께 그의 문학세계를 들어 보았다.
먼저 소설문학이란 무엇인지를 물었다.
“한 마디로 허구(픽션)에요. 허구는 만들고 꾸미고 가공하는 이야기죠.
현실을 허구화하여 현실 속에 숨은 진실을 포착하여 독자에게 감동을 주며 삶의 변화를 갖게 하는 것이 소설입니다.”
물음에 대한 답변을 넘어 지금의 현실에서 문학인들이 추구해야 할 방향까지 제시했다.
“지금의 문학은 오도되고 있어요. 인간성 옹호라고 하는 문학의 본령을
찾아 노력해야 해요. 괜히 글줄이나 쓴답시고 여기저기 나부대고 행세나 하려할 것이 아니라, 골방에 틀어박혀 진정한 문학작품을 생산하기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해요.”
앞으로의 계획을 물어보았다.
“산속에 들어가서 도를 닦을까 하는 생각도 해요. 그러나 문학을 하고 글 쓰는 일이 사실은 도 닦는 일입니다. 구도의 길이지요. 천형의 수인처럼 외롭고 고독하게 나의 길을 갈 것입니다.”
소설가가 되기 전, 그는 법관의 꿈을 가졌다. 법대지망생이었다.
그런데 정말 우연히 국문과에 들어가게 되고 문학을 하게 되었다.
아직도 버리지 못한 법관의 꿈을 가지고 있지나 않는지 궁금해서 물어 보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법관이 되었으면 인생을 알지 못했을 거예요. 소설을 쓰면서 인생을 알았거든요. 문사의 오만은 예로부터 인정받아온 부분입니다. 자만심이 강한 문학인들을 이해해주어야 합니다.”
그의 소설집 ‘카지노 가는 길’에서 그는 자신이 글을 쓰는 이유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다른 것은 바라지 않는다. 그저 책방에서건, 친구네서건, 쓰레기통에서건, 우연히 어떤 당신의 눈이 내 글에 닿아, 내 글이 어떤 당신의 눈을 통해, 어떤 당신 머리로, 가슴으로, 스며들어 머리를 뒤흔들어 눈물을 머금게 하거나 가슴이 뭉클해지게 하거나, 그런 것들을 위해 쓴다.”
글은 오염되어서는 안 되는 지순한 인류정신의 집합체라고 표현하는 방영주소설가가 얼마나 글쓰기에 몰두하고 있는지 헤아려볼 수 있는 대목이다.
‘카지노 가는 길’은 지문 없이 대사 대화체만으로 구성된 단편소설로 문단의 주목을 받은 작품으로 '2005년을 대표하는 문제소설'로 선정되었고,KBS FM 극화방송으로 소개되었다. 교사 출신인 그는 한 때 문학아카데미를 운영하여 후학을 가르치며 시와 소설등단의 길도 열어주었다. 1980년 대학문학상과 각종 문학상을 받으며 서울시 여성회관, 청와대안전보장회의(NSC) 등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다. 10여 권의 소설집과 장편소설을 출간했으며 각종 문예지에 발표한 중·단편만도 수십 편에 이른다. 그는 우연히 국문과를 가게 되었고 오기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하지만 글쓰기는 필연 같은, 천형 같은, 그의 타고난 재능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차를 마시면서도 내 지역의 문화에 애정을 가져야 한다는 말을 남긴다.대표작으로 ‘우리들의 천국’, ‘카론의 연가’, ‘국화의 반란’, ‘돌고지 연가’, ‘대무신왕’, ‘카지노 가는 길’ 등이 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5-01-10 13:5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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