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이 연대보증인에게 보증 책임을 물으려면 보증서에 인감 도장이 찍혀 있어도 계약시 본인의 보증 의사를 확인했어야 한다는 고등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30부(강일원 부장판사)는 26일, 모금융사가 대출금을 갚으라며 조 모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심을 깨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중고차 중개업자 김 모 씨는 지난 2008년 3월 대출 신청자를 알선하는 내용의 사무위탁 약정을 금융사와 체결하면서 조 씨를 연대보증인으로 세웠다.
당시 김 씨는 조 씨의 인감증명서와 주민등록표등본, 주민등록증사본, 조 씨의 인감도장이 찍힌 것으로 보이는 약정서 등을 금융사에 제출했다.
이후 김 씨가 직원과 공모해 고객 명의의 허위 차량 매매계약서를 만들어 금융사로부터 대출을 받은 뒤 8억 3천여만원을 갚지 않고 사기를 저지르자, 금융사는 조 씨에게 연대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원고승소 판결을 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약정서에 날인된 피고의 인영(印影)과 인감증명서상의 인영이 육안으로 거의 일치하는 것만으로는 약정서의 인영이 피고 인감도장에 의해 찍혔다고 볼 수 없다 "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금융사는 당시 김 씨에게 조 씨를 대리해 약정을 체결할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김 씨가 조 씨의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 등을 지니고 있었던 사정만으로는 이를 보증의사가 있었다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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