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하반기부터 비정규직을 포함한 영세사업장 저소득 근로자는 고용보험료와 국민연금을 3분의 1만 부담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택배 기사와 퀵서비스 기사 등 특수형태 업무 종사자들도 산재보험 가입이 의무화된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이런 내용의 비정규직 차별 시정과 확산 방지를 위한 종합대책을 9일 발표했다.
당정은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정규직 보호를 위한 7대 시책과 30개 과제에 합의했다. 이 의장은 브리핑을 통해 "비정규직 문제는 기업들이 고용 유연성뿐만 아니라 저임금까지 `꿩먹고 알먹고 하는 식`이 돼 왔기 때문에 우리 사회의 큰 병폐가 됐다"며 비정규직 대책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당초 이번 대책은 지난달 말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당정 간 이견을 좁히는 데 시간이 걸렸고 정책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발표 시점을 추석연휴 전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한 저소득 근로자의 사회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것이다. 김성태 한나라당 비정규직대책특위 위원장은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가입률이 낮은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저소득 근로자의 보험료를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최저임금의 120% 이하 △5인 미만 사업장 △주당 근로시간 15시간 이상인 근로자에 대해 정부는 근로자와 사업주의 고용보험ㆍ국민연금 보험료 부담분을 지원한다. 일반적으로 국민연금과 고용보험료는 근로자와 사업주가 절반씩 부담하지만 저소득 근로자에 대해 노ㆍ사ㆍ정이 3분의 1씩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당정은 동일 사업장 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근로조건 차별을 개선하기 위해 임금과 근로조건 차별 개선을 골자로 한 가이드라인도 연내에 제정하기로 했다. 가이드라인에는 휴가와 상여금, 사업장 복지시설 이용 등에서 비정규직을 차별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 등이 담길 예정이다.
근로감독관에게 비정규직 차별을 적극 시정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하기로 했다. 사업주가 근로감독관의 차별개선지도에 응하지 않으면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시정명령을 받게 된다.
[매일경제 김경도 기자 /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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